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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하나면 충분할까? 디지털 노마드 입문자의 현실 후기

by 1더하기0 2025. 4. 15.

 '노트북 하나만 있으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다'는 말,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디지털 노마드 라이프를 시작해보면, 노트북 하나로는 감당되지 않는 현실적인 요소들이 속속 드러난다. 이 글에서는 실제 디지털 노마드 입문자의 경험을 토대로, 일하면서 여행하는 삶이 마냥 낭만적이지만은 않다는 점과 꼭 필요한 준비물을 정리해본다.

노트북 하나면 충분할까? 디지털 노마드 입문자의 현실 후기
노트북 하나면 충분할까? 디지털 노마드 입문자의 현실 후기

시작은 노트북 하나,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시작한다. 노트북 하나 들고 카페나 코워킹스페이스에서 일하는 삶. 나 역시 그렇게 시작했다. 당시 사용한 장비는 13인치 맥북 에어 하나였다. 가볍고 휴대성도 뛰어나 만족스러웠지만, 막상 일을 하다 보니 문제가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가 외부 모니터의 부재였다. 콘텐츠 작업이나 디자인 업무를 하다 보면 멀티태스킹이 필수인데, 노트북 하나로는 너무 비좁았다. 그래서 처음으로 고민하게 된 장비가 휴대용 모니터였다. 실제로 많은 노마드들이 ASUS의 ZenScreen이나 LG의 그램뷰 같은 제품을 하나씩 들고 다닌다. 이 외에도 외장 마우스, 키보드, 고속 충전기, 심지어 노트북 받침대까지 결국 가방이 무거워졌다.

 또한 인터넷 연결도 문제였다. 카페 와이파이는 느리거나 자주 끊기는 경우가 많았고, 공용 네트워크에서 보안 문제도 우려됐다. 그래서 해외에서는 현지 유심이나 eSIM을 통한 데이터 연결이 필수였다. 특히 태국 치앙마이, 발리, 일본 후쿠오카 등에서 장기 체류 중인 노마드들은 현지 SIM 요금제나 포켓 와이파이를 활용해 안정적인 연결을 확보하고 있었다.

 

공간이 달라지면 일의 질도 달라진다

 많은 이들이 디지털 노마드를 로망처럼 생각하지만, 공간이 바뀐다는 건 생각보다 큰 변수다. 업무 환경이 불안정해지면 생산성도 쉽게 떨어진다. 내가 처음 간 곳은 부산 해운대의 한 카페였다. 뷰는 환상적이었지만, 콘센트가 부족했고 주변 소음 때문에 집중이 어려웠다. 그 이후로는 주로 코워킹스페이스를 찾기 시작했다.

 실제로 코워킹스페이스는 디지털 노마드들에게 최적의 공간이다. 서울의 '패스트파이브', 제주도의 '카우앤독 제주', 치앙마이의 'Punspace' 등은 전용 데스크, 빠른 와이파이, 회의실, 심지어 라운지와 커피까지 제공해준다. 이용 요금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하루 단위부터 한 달 단위까지 다양한 옵션이 있다.

 눈여겨볼 점은 이런 공간에서는 단순히 일만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과 네트워킹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스타트업 창업자나 프리랜서, 디지털 마케터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의외의 정보나 협업 기회도 생길 수 있다. 이 역시 노트북 하나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가치다.

 

결국 중요한 건 일의 지속 가능성이다

 재밌는 점은, 처음엔 누구나 로망에 이끌려 노마드 라이프를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게 된다는 것이다. 매일 다른 공간, 다른 환경에서 일하다 보면 리듬이 깨지고, 피로가 누적된다. 나 역시 일주일에 두 번은 무조건 '집에서 일하는 날'로 정하며 일상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또한 노마드의 삶이 단순히 "노트북 하나면 충분하다"는 말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걸 절감했다. 워케이션을 하더라도 클라이언트와의 회의, 파일 전송, 영상 편집 등 다양한 업무 상황이 동반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디지털 노마드들은 일정한 루틴을 만들고, 장비 외에도 프로젝트 관리 툴(Notion, Trello), 클라우드 저장소(Google Drive, Dropbox)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놀랍게도, 일부 노마드들은 차량이나 캠핑카에 사무 환경을 직접 세팅하기도 한다. 실제로 유튜브 채널 ‘노마드 클로이’에서는 1년간 차량에서 생활하며 일하는 노마드 라이프를 소개했는데, 장비 구비와 공간 구성에 엄청난 노하우가 필요함을 보여주었다. 이는 단순한 노트북 하나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노트북 하나는 시작일 뿐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말하자면, 디지털 노마드의 삶은 노트북 하나로 충분하지 않다. 물론 시작은 노트북 하나면 되지만, 안정적인 업무 환경, 연결성, 장비, 네트워크, 루틴 등 다양한 요소들이 갖춰져야 한다.

 이 글이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는 누군가에게 현실적인 정보가 되었기를 바란다. 로망은 충분히 가치 있지만, 그 속에 숨어 있는 현실을 마주하고 준비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노마드의 시작이다.